세계여행/죽기전에 꼭 가봐야할 인간세상

16-0116, 캄보디아 보트피플 2

세인트1 2016. 2. 7. 15:40

펌글,,


다른 수상가옥들과 다르게, 깨끗하고 규모도 커 보이는 수상가옥들도 더러 보였다. 국제단체에서 이 사람들을 위해 학교나 기타 공공시설들을 세워준 거라고 한다.


사실 이들은 공부를 잘 한다 해도 미래가 없다. 이들을 받아주는 세상이 없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에서 난민생황을 하고 있는 티베트인들 처럼, 그리고 이 세상 그 모든 난민들처럼. 그래도 학교에서 뛰어놀고 공부하는 어린아이들의 천진난만한 표정은 밝기만하다.


똔레쌉 호수는 똥물이라 말 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물이 탁하다. 각종 동물들과 사람의 배설물이 그대로 호수에 배출되는데, 그 물에서 빨래도 하고 설거지도 한다. 물론 이 물은 식수로도 쓰인다. 


우리가 탄 배는 노를 저어 가는 배였다. 배 뒷편에서 청년이 노를 젓고, 배 앞쪽에서 꼬마가 방향을 잡았다. 조그만 아이가 자기 키의 몇 배가 되는 장대로 방향을 잡는 모습을 보니, 하루이틀 한 솜씨가 아니었다. 이 세상 다른 어떤 곳에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이지만, 이곳 아이들에겐 일상일 뿐이었다.


호수 가장자리를 따라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구경한 뒤, 우리가 탄 배는 어떤 식당에 정박했다. 물론 식당도 배 위에 지어진 수상가옥이었다. 식당 안쪽으로 들어가다가 발 밑에 뭔가 심삼치 않은 소리가 들려 내려다 보았더니 악어들이 수십마리 들어차 있었다. 설마 이 호수에 악어가 사는 건 아닐테고... 식용으로 키우는 건가? 이 배에 불이 나면 정말 큰일이겠다.


관광객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길목이나, 관광객들이 많이 내리는 식당가 쪽에는 아이들이 진을 치고 있다. 커다란 대야를 타고 빠질 듯 말 듯 아슬아슬하게 나무토막 등으로 노를 저어 호수 위를 둥둥 떠 다녔다. 관광객들이 보이면 어김없이 경주를 하듯 빠른 속도로 다가와 손을 내민다. 당연히 돈 달라는 소리다. 돈돈돈 그놈의 돈. 공산주의 국가라는 나라들도 다같이 돈돈돈. 지금 세상은 이미 자본주의로 세계가 통일된 상태.  일단 전 세계가 한 가지 가치체계로 통일되어 있으니 기뻐해야 할 일인가. 통일 자본주의 만만세.


얘네들도 그렇고, 씨엠리업 시내나 앙코르 유적지 등에 있는 애들도 다들 '원 달러~ 원 달러~'를 외친다. 이 때만 해도 원 달러는 이 나라에서 작지 않은 돈이었다. 1달러로 콜라 큰 캔을 2~3개 사 먹을 수 있었으니까 그래서 처음에는 '얘네들이 돈독이 올랐나'라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꼭 일 달러를 받겠다는 뜻은 아니었다. 100 리알이나 사탕 한 개만 줘도 좋아라 하고 웃으며 뛰어갔으니까 (1달러는 4,000 리알). 근데 지금, 2009년에는 어떤 분위기일지... 아무래도 100리알 주면 별로 좋아하진 않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