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과 상식./건강관리

신중년의 밤은 뜨겁다

세인트1 2015. 2. 25. 10:35



“젊은 사람들한테 말하기가 민망해서 그렇지, 나이 60 넘었다고 남자가 어딜 가나. 저녁밥 먹고 앉아 있으면 가끔 마누라 엉덩이에도 눈길이 가고, 그러다 맘이 맞으면 각방 쓰다가 합방도 하고, 같이 자다 보면….”


대전에 거주하는 정모(68)씨는 3살 나이가 적은 아내와 요즘도 한 달에 2~3번은 잠자리를 한다. 두 달에 한두 번 잠자리를 할까 말까 하던 50대 후반보다 오히려 성생활이 늘었다. 자녀가 출가하면서 생긴 변화다. 정씨의 ‘남성’이 50대만 못한 것은 사실이다.

 

지난 1월 27일 서울 한 모텔에서 촬영 요청에 응한 배혁신(72)·김지영(60) 부부. 이들 부부는 바깥에서 데이트를 하면 나이 들어서도 얼마든지 신혼 분위기를 낼 수 있다고 자랑했다. 서울 강남 모델 교실도 함께 다닌다. 부부는 “부부 생활은 이제 남 부끄런 얘기가 아니다”며 “취미도 함께 할 수 있는 신중년의 삶이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이진한 기자

  지난 1월 27일 서울 한 모텔에서 촬영 요청에 응한 배혁신(72)·김지영(60) 부부. 이들 부부는 바깥에서 데이트를 하면 나이 들어서도 얼마든지 신혼 분위기를 낼 수 있다고 자랑했다. 서울 강남 모델 교실도 함께 다닌다. 부부는 “부부 생활은 이제 남 부끄런 얘기가 아니다”며 “취미도 함께 할 수 있는 신중년의 삶이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이진한 기자


하지만 친구의 소개를 받고 병원에 들려 발기부전 치료제 처방을 받아 약을 구입해 사용하면서 다시 ‘힘’이 생겼다. 정씨는 “몸도 튼튼하고 약도 있는데 나이가 무슨 문제냐”고 말했다. “문제라면 젊었을 적엔 거절하는 법이 없던 마누라가 요즘은 가끔 ‘주책 떨지 마라’며 밀어내는 게 문제”라는 것이다.


신(新)중년(예전의 중년에 버금가는 체력·정신력을 지닌 60~75세)의 밤은 뜨겁다. 신체적·정신적 능력이 과거에 비해 크게 좋아진데다 의학 발달의 수혜까지 보기 때문이다. 과거처럼 욕구는 있는데 실천은 못하는 신세로 늙어갈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미국 제약업체 화이자는 신중년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축에 속하는 75살 계층이 갓 60살이 되던 해인 1999년 9월 한국에서 비아그라를 팔기 시작했다. 지금으로부터 16년 전이다. 또 동아제약이 2005년 첫 국산발기부전 치료제인 ‘자이데나’를 시판했다. 이후 각종 발기부전 치료제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현재 국내에서 팔리는 발기부전치료제만 40여종에 달한다. 국내 시판 초기 발기부전치료제 가격은 1정에 1만5000~2만원이었지만, 지금은 5000원 이하 가격에 팔리는 치료제도 있다. 요즘 신중년은 1990년대 이전 동일 연령대와는 다른 세상을 살고 있다.


자영업을 하는 신모(71)씨는 지난해 스마트폰 메신저인 카카오톡(카톡)을 쓰기 시작해 요즘은 카톡을 통해 하루 평균 30~40건씩 문자와 사진을 주고받는다. 신씨의 카톡 생활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소위 ‘야동(야한 동영상의 줄임말)’이다. 신씨는 “한 친구가 어디에서 구하는지는 몰라도 하루에 하나씩은 꼭 야동을 보내주는데, 이 친구가 인기폭발”이라며 “나이 들었다고 관심이 줄어드는 것은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9일 오후 서울 종로의 한 콜라텍에서 신중년들이 춤을 추고 있다. 신중년들은 “콜라텍을 퇴폐 문화로 볼 것만은 아니다. 등산은 무리이고 노인정에 가기는 꺼리는 노인들에게 딱적합한 곳이 바로 콜라텍”이라고 말한다./박다예 인턴기자

  9일 오후 서울 종로의 한 콜라텍에서 신중년들이 춤을 추고 있다. 신중년들은 “콜라텍을 퇴폐 문화로 볼 것만은 아니다. 등산은 무리이고 노인정에 가기는 꺼리는 노인들에게 딱적합한 곳이 바로 콜라텍”이라고 말한다./박다예 인턴기자


2006년 ‘야동순재’란 단어가 유행했다. 이순재씨가 당시 시트콤에서 야동을 보는 연기를 한 이후 생긴 말이다. 요즘 신중년 상당수는 ‘야동순재’다. 남녀노소 모두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신중년들도 어렵지 않게 야동을 구해 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요즘은 60대 이상 연령층도 젊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성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성생활을 한다. 그러나 최근까지 ‘노년의 성’은 우리 사회의 금기(禁忌)어였다. 노인 성범죄나 질병 문제가 급증했지만 정부는 물론 학계까지 이 문제를 철저히 외면해왔다. 정부가 60대 이상 성생활에 대한 공식적인 첫 조사를 한 것이 3년 전인 2011년이다. 서울·경기지역 65세 이상 연령층 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66.2%가 주기적인 성생활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이뤄진 학계와 정부의 본격적인 조사를 보면 신중년층은 활발한 성생활을 한다. 본지가 결혼정보업체 선우 부설 한국결혼문화연구소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 결과도 마찬가지다. 서울의 기혼 신중년(남·여) 부부들은 한 달 평균 1.5회의 잠자리를 갖는데, 월평균 1회가 29.4%, 2회가 19.1%다. 거의 절반 가량(48.5%)이 한 달 1~2회 잠자리를 갖고 있는 셈이다. 월평균 4회 잠자리를 갖는다는 응답은 6.7%, 5회는 3.5%였다.


신중년의 잠자리 횟수는 직업이 있고 없음에 따라 차이가 크다. 직업이 있는 신중년은 평균 1.7회, 없는 경우는 1.4회였다. 잠자리를 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직업이 있으면 27.8%였지만, 직업이 없으면 34.1%로 높아졌다. 경제활동을 활발히 하는 신중년이 잠자리도 활발하다는 의미다. 이웅진 결혼문화연구소장은 “직업이 있는 신중년은 대외활동을 하면서 자신감이 높아져 잠자리에서도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