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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과 상식./은퇴 상식

역이민의 기로

by 세인트1 2014. 11. 3.

[1500자 칼럼] 역이민의 기로에 선 그대에게


♠ 칼럼 & 시론 2014/03/31 03:44 Posted by SisaHan


‘기회의 땅 코리아’ 란 말을 자주 듣게 되는 요즘입니다. 오늘도 건장한 백인 청년이 읽다가 밀어둔 책 제목을 읽어내기에 한글을 익힌 연유를 물었더니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한국에서 찾기 위함이라며 환한 웃음을 보이더군요. 대형사고가 줄줄이 터지던 몇 년 전에 비하면 참으로 듣기 좋은 말이었지만 왠지 마음은 편치 않았습니다. 아침마다 검색하는 한국 뉴스엔 청년 실업률은 회복기세가 안보이며 회생 불능의 개인 파산은 걷잡을 수 없이 늘어가고 그에 따른 부작용으로 자살률 1위의 불명예는 수년간 깨어지지 않고 있다는 등 어두운 소식 일색이거든요. 거기다 지인들이나 친지들이 보내오는 소식도 별 다르지 않는데 장밋빛 꿈을 안은 사람들이 코리아를 외치니 은근히 걱정스럽습니다.

 

요즘 또 하나의 추세는 세계 각국에 거주하는 해외동포들의 역이민 행렬이라지요. 같은 이민자로서, 큰 꿈을 품고 나왔다가 다시 돌아 갈 수밖에 없는 그들의 입장을 십분 이해하면서도 한편으론 마음이 무겁습니다. 해외에 사는 우리는 음으로 양으로 조국의 한 축이 아닌가요. 그런 중요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세계 각처에서 줄줄이 빠져나가면 축은 흔들릴 테고 나라 안은 인구 과밀로 더 어려워지겠지요. 혹시 너무 거국적이라 생각 하시나요? 


사실은 ‘우리처럼 작은 나라가 영토를 확장하기 위해선 이민 권장뿐이라.’ 던 어느 전 대통령의 말씀을 가끔 상기하면 엄청난 애국자가 된 듯 기운이 나거든요. 역이민의 기로에 선 그대에게 묵직한 임무 하나 지워드리면 혹시 발걸음 돌리시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장황하게 늘어놓았습니다만 역부족 인가요? 

그럼 저의 가족 이민사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일명 ‘김밥과 뚝심’이란 중대 사건 하나를 소개 해 드릴까 합니다. 이 사건은 초짜 이민자 앞에 놓여 진 수많은 난제들을 해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기에 감히 강추하는 맘으로 그려봅니다.

 

이십여 년 전 이민 초기의 일입니다. 초등학교 3, 5학년인 두 아들을 학교에 보내고 나면 저희 부부는 늘 좌불안석이었습니다. 막 사춘기에 들어서는 예민한 시기에, 본토 발음 운운하며 알파벳도 가르치지 않았으니 벙어리 신세나 다름없는 아이들 걱정 때문이었지요. 다행히 운동을 골고루 가르친 덕택에 그나마 기죽지 않고 버텨낼 수 있었는데 문제는 점심 도시락이었어요. 


아이들이 그토록 좋아하던 샌드위치도 일주일 꼬박 먹기는 무리였던지 번번이 그대로 가져오기 일쑤였지요. 하여 하루는 김밥을 싸서 보냈습니다. 재료 중에 단무지는 당연히 빼고 김 냄새도 랩으로 단단히 차단하였지요. 나름대로 만반의 준비를 해서 보냈는데 그만 사단이 난겁니다. 급우들이 이상한 냄새난다며 아이의 배낭을 교실 뒤 구석에다 처박아 놓았다더군요. 말 못하는 아이들이 하루 종일 받았을 마음의 상처를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졌지만 다음날은 두통씩 싸서 보냈습니다. 전날 치룬 곤욕 땜에 한사코 머리를 흔드는 아이들은 선생님 갖다드리란 말에 겨우 승낙을 했구요. 하루가 한 달 같은 심정으로 기다리는 어미에게 아이들이 물어온 희소식은 이랬습니다.

 

땡큐를 연발하며 김밥을 받아든 선생님은 먼저 학생들에게 도시락을 보여주며 극찬한 다음 가위로 반씩 잘라 골고루 나누어 주었더니 모두 맛있다며 매일 가지고 오랬다는군요. 한 번 속상하고 말았으면 만회하기 힘들었을 텐데 뚝심으로 밀어 붙여 역전승을 거둔 셈입니다. 물론 이 뚝심은 고비마다 튀어나와 정착에 좋은 밑거름이 되었답니다. 괜찮다구요? 

 

 ‘집을 살 때 집값이 만 냥이면 이웃은 구만 냥’ 이란 고사가 있습니다. 제발 우리의 소중한 이웃을 잃는 일이 없었으면 하고 간절히 소망합니다.


< 임순숙 - 수필가, 캐나다 한인문인협회 회원 / ‘에세이스트’로 등단 >


(아래 글의 원글은 http://www.newstardc.com/community/cinfo.cfm?b_cat=dc_column&b_id=6403&page=1 에 있습니다.)


‘고향에 살어리랏다’--역이민 열풍

등록: charlesoh   (04/01/14)

 

요즘 미주 한인들 사이에 역이민이란 단어가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물론 역이민은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다. 어떤 이유든 간에 이민 생활을 접고 삶의 터전을 다시 한국으로 옮기는 경우는 종종 있었다. 나이가 든 이민 1세대들이 많았다. 하지만 요즘에는 모든 연령대를 넘나드는 게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20~30대는 미국 경제가 침체되고 직장 얻기가 힘들어지자 한국에서 직장을 구하고 있다. 물론 이들의 회귀를 역이민으로 규정하기는 힘들다. 다만 포괄적인 의미의 역이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 생활 적응에 힘들어 하는 40~50대도 역이민 대열에 동참하기도 한다. 이들은 이민 오면서 한국에서 살던 집을 처분하지 않았거나, 아니면 한국에서 하던 사업을 재개할 ‘비빌 언덕’이 있는 경우라 할 수 있다. 그래도 역이민은 60대 이상의 세대에 많이 해당된다. 미국 생활을 20~30년씩 하면서 자식은 모두 공부시켰고 또 그 동안 열심히 노력한 보람이 있어 어느 정도의 경제적인 기반이 있는 세대다. 65세가 넘었다면 미국에서 받는 소셜 연금을 한국에서도 받을 수 있어 먹고 사는 문제는 그리 큰 걸림돌이 아니다. 


역이민을 생각한다면 어디서 거주하느냐는 현실적인 문제가 생긴다. 먼저 고향 쪽을 찾는 사람들이 많을지 모르겠다. 주변에 일가친척과 친구들이 있다면 정신적으로 의지하기가 쉽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거주지 형태는 시큐리티가 잘 되어 있고 편리한 아파트를 많이 선호하기도 하지만 요즘에는 전원주택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들이 많다. 아마도 미국 생활을 아파트보다는 단독 주택에서 많이 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어느 지역이 좋을까. 각자의 취향에 따라 달라지겠으나 필자가 주관적으로 판단하기에는 수도권 지역이 어떨까 싶다. 수도권은 대도시와 교통망이 잘 연계되어 있어 사는 데 큰 불편함이 없다. 나이가 많은 경우에는 병원 시설이 인근에 있어야 하는데 웬만한 수도권에는 대형 병원이 있어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


지역을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자. 사려는 전원주택을 투자 대상으로 생각하지는 말자. 하지만 살다 보니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면서 집값이 오른다면 상당히 기분 좋은 일임에는 틀림없다. 2018년에는 강원도 평창에서 동계 올림픽이 열린다. 앞으로 정확히 4년 후다. 현재 대회가 열리는 평창이나 인근 지역의 기반 시설은 상당히 낙후되어 있다. 하지만 세계적인 스포츠 제전을 앞두고 한국 정부는 수십조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한다.


영종도 국제공항에서 평창까지 고속철도가 달린다. 철도가 지나는 지역의 경기는 살아난다. 경기도에서는 이천이나 여주가 각광을 받을 것으로 보이며 조금 멀리는 강원도 원주까지도 무난하다. 머지않아 서울에서 원주까지는 전철을 타면 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워진다. 지금은 반나절 생활권이지만 2~3년 후면 1시간 생활권이 되는 셈이다. 참고로 한국에서는 65세 이상이 되면 전철을 무료로 탈 수 있다.


그 외 지역으로는 가까운 시일 내에 통일이 가능하다고 보면 서울 북쪽인 파주 지역이 나쁘지 않다. 남한강 변을 따라 있는 가평이나 청평 지역도 당장 살기에 그리 큰 어려움이 없는 지역이라고 본다.


역이민을 심각하게 고려하는 한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요즘에는 평균 수명이 길어져 70대라도 할 일이 있어야 한다. 전원주택에서 텃밭을 가꾸는 것은 기본적인 일에 속한다. 거기에 한두 가지 소일거리를 더 준비하고 가야 한다.

예를 들어 인근 초등학교에서 영어 자원 봉사를 한다거나, 아니면 농사를 본격적으로 지으면서 재배한 유기농 야채를 협동조합을 통해 판다든지 등이다.


필자가 판단하기에는 미국 생활을 했던 한인들이 커뮤니티를 이뤄 모여 사는 게 좋지 않을까 본다. 이민 생활을 통해 얻은 공통분모가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