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7년 류스벨트 대통령에 의해서 국립공원으로 지정된후
방대한 면적으로 확대하여 사유지가지 포함하여 1980년 국립공원으로 재지정 받게된 챠코 세계문화유산 유적지.
그리고 1987년 마침내 세계 문화유산 유적지로 등록하게 됩니다.
이곳은 워낙에 고고학적인 연구자료가 방대하고
아무리 역사에 무뢰한이라해도 끄적거리는 자료가 무궁무진하여
감히 여기가 챠코 세계문화유산 유적지이다라고 말할 처지가 못됩니다.
오늘부터 약 3-4주에 걸쳐서
다른 여행자 혹은 기자들의 블로그,,
그리고 상세 자료를 저의 사진과 올리도록 하고,,
저의 경험도 되살려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중앙일보의 김창엽 기자의 방문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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챠코는 미국 남서부의 여러 인디언 부족들에게 성소로 여겨지는 곳이다. 약 1200년전 시작된 돌 건물 유적이 수십 여채나 발굴됐다.
돌 건물들은 특히 골짜기 부분에 집중돼 있다. 북쪽에서 골짜기 쪽으로 내려올때는 못느꼈는데 캐년으로 들어서니 이전과는 전혀 딴판인 세계가 펼쳐진다.
북쪽으로는 정상 부근이 편편한 암괴들이 절벽을 이루며 솟아올라 골짜기를 아늑하게 감싸고 있다.
남쪽으로는 남서부 지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가 거의 없는 불모의 밋밋한 산들이 늘어서 있다.
계곡의 폭은 어림잡아 1마일 안팎. 이보다 좀 좁은 구간도 더 넓은 곳도 있었는데 답답하고 옹색한 모양새는 아니었다. 동서로 형성된 계곡은 평평한데 가운데로 꽤 큰 시내가 관통하고 있다.
챠코 캐년의 분위기는 주변의 들판과는 사뭇 다르다. 큰 화를 피해갈 것만 같은 숨은 안식처라는 느낌이 물씬 풍긴다. 특히 수직 절벽을 만들며 계곡 북쪽에 떡 버티고 서 있는 암괴들이 든든하다.
챠코 캐년은 누구라도 안온함을 느낄만한 곳이었다. 이 땅에 정을 붙이고 살던 인디언들의 혼이 아직도 캐년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 같았다.
나바호 호피 푸에블로 등 챠코 캐년 주변의 인디언들은 실제로 이 곳을 성소로 여긴다. 이런 땅에서 경건함을 갖기는 커녕 아무도 보지 않는다고 까불며 운전했으니 혼날 만한 짓을 한 것이다. 차 사고에도 몸이 말짱했던 것은 경고 정도로 주의를 준 인디언 정령의 배려인지도 모른다.
계곡 입구에서 안쪽까지 챠코 캐년의 길이는 눈대중으로 7~8 마일 정도로 보였다. 우뚝 솟아있는 북쪽의 황토색 암벽의 위용을 제외하곤 첫 눈에 쏙 들어오는 것은 없다.
챠코 캐년이 유네스코가 정한 북미에는 드문 세계 문화유산 이라는 것을 실감하려면 계곡 깊숙이 발을 옮겨야 한다. 차에서 내려 북쪽 황토 암벽을 향해 수백걸음 쯤을 뗐을 때였을까.
돌들을 쌓아 만든 것이 분명한 일군의 건물 벽들이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다. 뒤편의 황토 암벽과 거의 똑같은 색깔이어서 먼말치에서는 전혀 건물의 존재를 알아 차릴 수 없었다.
어른 손바닥 보다 서너배쯤 크고 두꺼워 보이는 낱장의 돌들이 차곡 차곡 쌓여있는 게 눈에 들어온 것은 30~40야드쯤 가까이 다가 갔을때 였다.
순간 1000 년여 전 한장 한장씩 돌들을 쌓아 올린 인디언들의 숨결이 내 온몸을 감쌌다.
숨이 멎는 듯 했다. 벌린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차디찬 전류가 척수를 따라 흘렀다. 알 수 없는 기운에 홀려 한 동안 정신이 나간 상태로 돌 건물 사이를 마구 헤집고 다녔다.
챠코의 돌 건조물들은3~4층에서 높이에서 단층 지하 공간에 이르기 까지 다양하다.
큰 건물들은 수십 개의 방이 들어서도 모자람이 없을 만큼 넓다. 지하 공간들은 대부분 키바(Kiva)로 불리는 것들인데 큰 우물처럼 생긴 것부터 로마의 원형경기장을 연상시키는 것까지 다양하다.
몇몇 건물은 건조 당시 모습을 거의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반면 상당수는 꽤 많이 허물어져 원형을 짐작하기가 쉽지 않다.
요즘으로 치면 큰 호텔에 버금가는 크기일 것으로 짐작되는 대형 건물도 챠코 캐년과 그 주변지역에 최소 수백개가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멕시코에 위치한 챠코는 멕시코와도 멀지 않은 곳이다. 챠코의 돌 건물들은 나름대로 독특한 돌 문화를 일궈낸 중미의 아즈텍 문명 마야 문명과도 맥이 닿아 있는 듯 했다.
특히 챠코의 돌 건물들에서는 기술보다는 정성과 인내가 돋보였다. 건축의 거장 한 두 사람의 작품이라기 보다는 수많은 무명씨 인디언들이 오랜 기간에 걸쳐 만들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돌같은 무생물에도 정령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하는 인디언들의 노력이 건물에 한땀 한땀 스며있음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챠코 캐년을 둘러 본 시각은 대낮인데도 한겨울인 탓인지 나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정오쯤 남쪽의 앞산에서 늑대인지 코요테인지 모를 짐승들의 울부짖음이 계곡을 타고 메아리쳐 온다.
'허호호~ 허호호~.' 인디언들의 집단 가무때 방성을 연상시키는 울음소리다. 이 곳에 살던 원주민들의 넋이 늑대나 코요테로 옮겨간 것인지도 모른다.
갑자기 시간 여행을 통해 내가 1000여년전의 챠코 캐년에 와있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었다.
챠코 캐년을 빠져나와서도 한 동안 꿈꾸는 듯한 느낌에서 빠져 나올 수 없었다.
뇌리에 그리고 등골 깊숙이에 새겨진 챠코의 이미 지가 너무 강렬한 탓이었을 게다.
챠코를 빠져 나오면서는 들어 올때와는 반대쪽인 남쪽으로 난 길을 택했다. 역시 눈길의 비포장도로였는데 갑자기 엔진 온도를 나타내는 계기등이 빨간색 눈금으로 치닫기 시작했다.
지도를 펴보니 남쪽으로든 북쪽으로든 대략 50마일은 가야 웬만한 마을이 나올 것 같았다. 겨울의 짧은 해는 벌써 서산을 향하고 있었다.
순간 공포감이 엄습했지만 생각을 차분히 하기로 했다. 와중에 영하의 공기를 헤치며 밤새워 걷다가 쓰러지는 것 보다는 차가 고장날때까지 타고 가다가 내려서 걸어가는 게 낫겠다는 판단이 섰다.
엔진을 식히기 위해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용케 나바호 인디언 보호구역에 다다를 수 있었다.
차에서 내려 후드 아래를 보니 배터리를 충전시키고 엔진을 냉각시키도록 하는 역할을 하는 벨트가 빠져 있었다.
오전 챠코 캐년에 들어갈때 사고로 튕겨져 나왔던 것이다. 벨트는 홈이 너댓개 파인 것이었는데 빠져 나온 걸 보면 오전 차를 고랑에 박을때 충격이 만만치 않았음을 실감할 수 있다.
다행히 한 인디언 젊은이가 헌신적으로 도와줘 둘이서 30~40분을 낑낑거리며 벨트를 채울 수 있었다.
두 차례의 위험스런 순간에도 불구하고 손등이 긁히고 무릎이 좀 깨진 정도로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은 인디언의 정령이 보살핀 탓인지도 모른다.
850~1250년 최대 부흥기
챠코 캐년은 북미 인디언 '최고의 유적'이라 할만하다. 대다수 북미 인디언 문화는 돌이 중심인 챠코 캐년과는 달리 '흙의 문화'여서 제대로 보존된 구조물이 많지 않은 탓이다.
챠코 캐년의 돌 건물들은 서기 850~1250년 사이에 들어선 것들이다. 챠코라는 말은 캐년 북쪽의 큰 암벽을 가르키는 인디언 말을 스페인어로 음차한 것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챠코 문화가 꽃을 피운 시기는 대략 신라 통일기에서 고려 중기에 해당하는 시기다.
돌 건물들은 제사나 회의 장터 등으로 이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챠코 문화를 일궈낸 중심 인디언 부족은 나바호 호피 푸에블로 등이다.
이들 인디언들은 13세기 중반 동서남부로 흩어진다. 오늘날의 나바호 호피 푸에블로 인디언은 챠코 인디언들의 직계 후손으로 하나같이 챠코 캐년과 관련된 구전의 전설들을 갖고 있다. 이들은 지금도 챠코 캐년을 단순한 유적지가 아닌 조상들의 혼이 살아있는 곳으로 여긴다.
챠코 캐년의 건물중 규모가 큰 것은 4층 높이에 600개 가량의 방이 있었던 것으로 발굴팀의 조사결과 드러났다. 또 상당수 건물은 수세기에 걸쳐 지어진 것들로 인디언들이 대를 이어 각종 건물을 축조했음을 보여준다.
돌쌓기 공법 또한 시대에 걸쳐 변화하는데 초기에는 진흙 반죽을 이용해 얇은 돌을 차곡 차곡 쌓아올리는 방법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후기 들어 두껍고 큰 돌과 얇고 작은 돌을 적절히 일정한 형식으로 배열함으로써 규모가 큰 건물을 만들어냈다.
한편 챠코 캐년에 거주하던 푸에블로 인디언들의 조상 즉 아나사지(Anasazi)는 13세기 이전 세계에서 가장 정교한 천문관측 기술을 가진 사람들로 유명하다. 이들은 거의 오늘날 만큼이나 춘분과 추분 별자리에 대해 정확한 지식을 갖고 있었다고 천문학자들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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