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원

흙집 2

세인트1 2014. 11. 7. 15:19








흙부대 건축


목차

1. 건축자재를 구하기 쉽다

2.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배기가스를 줄일 수 있다

3. 뛰어난 단열효과

4. 경제적이다

5. 안전하고 견고한 벽체

6. 친환경적이다

7. 집 짓는 재미를 누리고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흙부대 건축은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경제적이다. 구조적으로 안전할 뿐 아니라 건강하고 생태적인 건축방법이다.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자연자재를 이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누구나 재미있게 자신감을 갖고 시작할 수 있다. 건축방법이 단순하기 때문이다. 이것이야말로 흙부대 건축의 가장 큰 장점이다.


1. 건축자재를 구하기 쉽다


흙은 주변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건축자재다. 또 다른 건축자재에 비해 환경에 끼치는 영향이 적다. 흙부대 건축에 사용할 수 있는 흙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모래든, 진흙이든, 마사토이든, 자갈이든 상관없다. 일부러 황토를 구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흙부대로 집을 지으려면 생각보다 많은 양의 흙이 필요하다. 만약 흙부대에 채울 흙을 현장에서 쉽게 구하지 못할 형편이라면 재고해야 한다.


PP부대와 철조망은 건재상이나 농자재 가게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다. 물론 PP부대와 철조망은 자연자재가 아니다. 그러나 흙부대로 집을 지으면 시멘트나 화학자재 등 기타 산업 건축자재의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뒤에서 소개하겠지만 양파망과 같은 망사 주머니를 사용하면 철조망도 필요 없다.


2.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배기가스를 줄일 수 있다


온실효과를 발생시키는 배기가스의 50퍼센트는 건축자재를 생산하고 건축관련 물품을 수송할 때, 그리고 시공과정에서 발생한다. 많은 건축자재들은 화석연료인 석유를 이용해 만들거나 생산과정에서 화석연료를 사용한다. 그러다보니 생산과정에서 상당한 양의 배기가스가 발생된다. 흙부대 주택은 자연자재인 흙을 주재료로 사용하므로 에너지 투여가 적은 데다 배기가스를 발생시키지도 않는다. 또 단열효과가 높아서 난방에 들어가는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3. 뛰어난 단열효과


흙부대로 집을 지으면 적당한 비용으로 월등한 단열효과를 누릴 수 있다. 고유가 시대 주요 이슈 중의 하나는 에너지 효율을 높여주는 소재를 선택하여 건축물을 설계하고 시공하는 것이다. 건축물의 에너지 효율성은 21세기 건축의 새로운 도전이다.


흙은 축열기능과 단열기능이 뛰어나다. 엄청난 공극과 작은 돌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흙부대 벽체는 그 두께가 최소 45~50센티미터 내외이므로 단열성능이 높을 수밖에 없다. 태양열을 흙벽에 모아두는 축열기능 또한 우수하다. 흙은 낮 동안 모아두었던 열을 밤에 방출한다. 옛날 우리나라의 살림집도 낮에는 태양열을 저장했다가 밤 동안에 이를 방열했다. 그러나 토담집이나 담틀집을 제외한 대부분의 전통 살림집은 벽체가 얇았기 때문에 단열성능이 낮았다.


이해를 돕기 위해 단열과 축열에 대해 알아보겠다. 모든 물질은 단열기능을 갖고 있다. 단열성능이 높으면 축열성능이 떨어진다. 서로 상반되는 특질인 탓이다. 흙의 경우, 축열기능은 높지만 단열성능은 떨어진다. 흙벽의 단열성능을 높이려면 두께가 적어도 40센티미터 이상 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써멀플라이휠 효과(Thermal Flywheel Effect)를 발휘할 수 있다.


써멀플라이휠 효과란 어느 한곳에 모아진 열을 방사하는 시간이 12시간 정도 지연되는 것을 말한다. 여름에 집 밖의 태양열을 축열한 흙벽은 온도가 내려가는 밤이면 열을 집안으로 방사한다. 따라서 한낮에는 안이 시원해지고 밤에는 적당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 겨울철엔 이와 반대 현상이 일어난다. 밤에 난방을 통해 데워진 흙벽이 열을 저장해 두었다가 낮에 그 열을 내부로 방사하는 것이다. 이처럼 열방사를 지연시키는 효과는 축열과 단열의 상관관계를 통해 만들어진다.


흙부대 건축에서 사용하는 PP부대의 두께는 흙을 담아 다졌을 때 최하 40센티미터 이상이다. 여기에 미장을 하면 벽체는 더 두꺼워진다. 그래서 흙부대로 집을 지으면 축열효과와 함께 높은 단열효과도 누릴 수 있다.


4. 경제적이다


문제는 흙집을 지을 때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만약 황토흙을 쓴다면 15톤 차량 한대 당 운송비를 포함해서 10~15만 원 정도가 소요된다. 20평 규모의 흙집을 짓는다면 15톤 차량 10대분 이상의 흙이 필요하다. 흙값만 100만 원을 웃돈다. 그러나 흙부대 건축법을 선택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부대 속에 담는 흙은 어떤 흙이든 상관없기 때문이다. 진흙이든, 마사토이든, 자갈이든 모두 사용할 수 있다. 봉화의 고흔표 씨는 부대 속에 모래를 채웠다.


흙을 담는 PP부대는 장당 120~150원 정도다. 철조망은 100미터 한 타래가 19,000원 정도인데 지역에 따라 차이가 난다. 흙부대에 수직으로 박는 철근이나 쇠파이프는 폐자재를 재활용하면 된다. 굵은 대나무 쐐기를 사용하거나 쓰다 남은 아연도금 고춧대를 사용해도 이상 없다.


흙부대 건축은 처음부터 무골조 공법으로 시작되었다. 철구조든 목구조든 골조를 쓰지 않는다. 흙부대 벽체가 지붕을 떠받친다. 흙부대 벽은 건물의 하중을 지탱하는 내력벽이 된다. 따라서 골조자재 비용이 들지 않는다. 지붕을 제외하고 골조를 세우는 데 드는 전문비용도 들지 않는다. 골조를 세우는 데 들어가는 철구조물 전문가나 전문 목수가 필요치 않기 때문이다. 물론 지붕골조는 예외이다.


자재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들고 인건비가 덜 들긴 하지만 흙부대 집이라고 해서 무조건 저렴하게 지을 수는 없다. 건축비에는 기초 시공비와 미장비, 지붕 시공, 창호 부착, 바닥 시공, 배관, 배선, 난방 시공, 인건비, 식사비, 운송비, 기타 잡비가 포함된다. 화장실, 부엌 등 내부 공사가 시작되면 본격적으로 돈이 들어간다. 흙부대 건축이 곧바로 경제성 있는 건축을 보장하지도 않는다. 각 공정마다 어떤 자재로 어떻게 누가 작업하느냐에 따라 변동이 있다. 무안의 서형진 씨는 50평 카페를 흙부대로 짓는 데 평당 80만 원 정도 들었다고 한다. 놀라울 정도로 특별한 경우다. 전체 공정을 서형진 씨 부부가 손수 작업한 덕분이다. 우리 부부나 봉화의 오영미 씨, 고흔표 씨, 이재열 씨, 강화의 유설현 씨 가족의 경우엔 부분적으로 사람들을 썼으므로 그 보다 건축비가 더 들어갔다. 많게는 두세 배 이상이다.


흙부대 건축을 포함한 생태건축은 대부분 작업성이 떨어진다. 시간과 인력이 많이 든다는 뜻이다. '건축비의 반 이상이 인건비'란 말이 있듯이 전문 인력 수요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집을 저렴하게 짓는 관건이다. 가족이 직접 지을 것인가? 친구와 이웃, 친지들과 함께 품앗이할 것인가? 저렴한 동네 일꾼을 쓸 것인가? 훈련된 전문 인력과 함께 지을 것인가? 어떤 선택이든지 장단점은 있게 마련이다. 흙부대 건축은 전문가의 참여를 최소화하여 인건비를 줄이면서 초보자의 참여를 끌어들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비교적 단순한 흙부대 건축의 장점이다.


5. 안전하고 견고한 벽체


흙부대 건축은 1995년 ICBO(International Conference of Building Officials)의 감독 아래 이루어진 칼어스 센터의 실험테스트 결과 국제 건축 기준보다 200퍼센트 이상 안전한 것으로 증명되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타 기관의 실험에서도 그 안정성을 입증받았다.


흙부대 건축은 흙부대 자체만으로도 2층 구조의 하중을 충분히 견딜 수 있다. 흙부대 전문가인 카키 헌터(Kaki Hunter)는 흙부대 벽체 단독으로 3미터 이상 쌓지 말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장흥 흙부대 집의 경우는 미장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3미터 이상 흙부대를 쌓고 그 위에 철조망을 깔고 공이로 다졌지만 미세한 흔들림만 있었을 뿐 안전했다. 카키 헌터가 3미터 이상 쌓지 말라고 한 것은 벽체의 안정성 때문이라기보다는 흙부대의 무게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하중을 고려한 것으로 생각된다. 흙부대 건축의 원형인 담틀공법은 벽체 두께 등 몇 가지 점을 보완하여 높이가 수십 미터에 이르는 성곽을 세우기도 한다.


흙부대 벽은 철조망, 철근쐐기, 매시, 그리고 미장이 결합될 때 놀라울 만큼 구조적으로 견고해진다. 생태주택 전문가인 켈리 하트(Kelly Hart)는 흙부대 벽체 밑단을 제거하는 실험을 했다. 밑단을 제거했음에도 불구하고 벽체는 수직으로 박아 넣은 철근 몇 가닥만으로 버텼다. 이때 벽체 전체의 무게는 4톤이었다. 또 자동차로 흙부대 벽체를 들이받는 실험을 했더니 흙부대 벽의 미장부분이 떨어져 나가고 자동차의 앞부분은 크게 손상되었지만 벽체는 안전했다. 흙부대로 쌓은 벽의 안정성은 우리의 상상을 훨씬 뛰어 넘는다. 그만큼 안전하고 구조적으로 견고하다.


6. 친환경적이다


흙은 현대인들이 즐겨 사용하는 일반 건축자재에 비해 친환경적이며 건강에 이롭다. 알레르기를 일으키지도 않는다. 흙에는 독성이 없기 때문이다. 흙집에 살면 깨끗한 집안 공기를 마실 수 있다. 시멘트 건축물에 갓 입주했을 때처럼 새집증후군을 앓을까 걱정할 필요도 없다. 포름알데히드를 사용하지 않은 덕분이다. 흙은 이른바 숨을 쉬는 건축자재다. 따라서 집안공기가 신선하게 유지된다. 또한 흙부대 집은 독성이 없는 친환경 마감 재료인 황토나 석회, 천연페인트 등을 사용하므로 훨씬 안전하다. 차음효과가 뛰어나고 실내공기도 쾌적하다. 또 아름다우면서도 친환경적인 집에 살고 있다는 인식은 우리의 심신을 건강하게 만든다.


7. 집 짓는 재미를 누리고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흙부대 주택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손수 집을 지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선물한다. 치솟는 집값, 땅값, 건축자재 가격에 제집 갖기를 포기한 사람들에게 희망을 준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 귀농한 이들에게 따뜻한 내 집을 지을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 흙부대 건축은 기쁨을 만끽할 수 있게 해준다. 건축과정의 특성상 참가하는 모든 사람의 창조성과 협동심을 끌어내고 즐거움을 불러일으킨다.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건축과정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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