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계곡 데스밸리. 뜨겁고 건조하고 낮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여름엔 기온이 화씨 120도까지 치솟는 이 뜨거운 곳이 죽음의 계곡이라는 무시무시한 이름이 붙은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시시각각 변하는 모래 무늬가 아름다운 샌드 듄스(Sand Dunes)에서 바람에 실려 부딪히는 모래알이 따갑다. 이곳의 생명체는 모두 죽음의 계곡 아래로 묻혀졌나보다. 바다의 수면보다 282피트나 낮은 북미대륙의 최저지점과 주로 겨울철만 갈 수 있다는 매력으로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데스밸리(Death Valley) 국립공원. 바로 이웃한 요세미티(Yosemite) 국립공원보다 5배나 넓어 미국 내 국립공원 중 가장 넓은 면적을 자랑하는 이곳은 지구에서 가장 뜨거운 곳이기도 하다. ☞게시판 관련 페이지 (Death Valley ②)
모래언덕 너머 해발 11,049ft를 자랑하는 높은 산봉우리(Telescope Peak)가 보인다. 해발 5,475ft 높이의 단테스 뷰(Dante's View)에 올라 발 아래로 배드워터(Badwater)의 소금밭을 내려다보면 눈 덮인 들판의 모습에서 돌아다니는 죽음의 전설이 보이는 것 같다. 그런데 시시각각으로 변모하는 모래언덕의 움직임이며 주변의 부스스한 덤불 모습이 낯설지 않은데 알고 보니 스타워즈(Star Wars) 시리즈 중 제다이의 귀환(Episode Ⅵ - Return of the Jedi : 1983)과 스타워즈의 탄생(Episode Ⅳ- A New Hope : 1977)의 촬영이 바로 이곳 죽음의 계곡에서 촬영됐다는 방문자 안내센터(Visitor Center)의 설명이 새삼 새롭다.
비록 이곳이 죽음의 계곡이라 할지라도 이곳에는 많은 종류의 야생동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900여종에 달하는 식물 중에는 지구상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희귀종이 20여 가지나 되며 비교적 습기가 있는 초봄에는 이름모를 야생화가 만발하여 화려한(?) 경치를 보여준다. 많은 야생동물 중에는 골드러시 시절 사람들이 버리고 간 노새의 후손들이 새롭게 야생에 적응하여 지금도 이 계곡 각처에서 떼를 지어 다니는 것을 볼 수도 있다. ☞Death Valley Photo Gallery ①
미서부의 대부분 지역이 그러하듯 이 죽음의 계곡도 약 2억 년 전까지는 완전히 바다 밑에 있었다고 한다. 그 후 여러 차례의 지각변화를 거쳐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은 약 3천5백만 년 전에서 500만 년 전이라고 추정된다. 계곡의 내부는 물이 고인 호수였는데 지금으로부터 9천년 전부터 5천년 전 사이에 호수물이 말라 오늘과 같은 메마른 땅으로 변해 버렸다. 지금 해수면보다 낮은 지역의 밑바닥은 약 1천 피트 두께의 두꺼운 소금 층으로 덮여있다. 그러나 인간이 처음 이곳을 찾은 것도 9천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는 호수로 덮여져 있었고 기후도 온화해 짐승사냥을 주로 하는 인디언들이 살고 있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호수를 말라붙게 한 수천 년의 세월의 힘이 놀랍다. 현재 일년 365일 문을 열어놓고 있는 이곳에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기 시작한 것은 1920년대 초기부터라고 한다. 붕사광산(Borax Works)의 기숙사로 사용했던 건물에 모텔(오늘날의 Furnace Creek Inn)이 들어서면서 본격적인 관광사업이 활기를 띄게 됐다. 하지만 데스밸리의 유래는 캘리포니아 골드러시(1949) 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황금을 찾아 서부로 향하던 개척자들이 지름길을 찾는다고 들어선 길이 바로 이곳. 겨우 이곳을 빠져나온 사람들은 이곳을 ‘죽음의 계곡’ 으로 부르게 됐다고 한다. ☞Death Valley Photos Gallery ②
그런데 전해 내려오는 전설의 진실을 뒤져보니 데스밸리에서 죽은 개척자는 1명뿐이라고 한다. ‘컬버웰(Culverwell)’ 이라고 불리던 할아버지로 그는 건강이 워낙 좋지 않아 데스밸리에 도착하기 전 숨을 거뒀다고 한다. 살인적인 더위와 물이 없는 지대로 알려진 내용도 그저 그럴듯한 전설일 뿐이다. 개척자들이 이곳에 도착한 때는 12월이며 이들은 눈보라가 심한 높은 지대의 네바다 사막을 피해 따뜻한 데스밸리로 모여들었고 이곳에서 1분에 2,000갤론의 물이 솟구치는 샘(Travertine Springs)을 발견했다. 뿐만 아니라 솔트 크릭(Salt Creek)과 와일드로즈 캐년(Wildrose Canyon)에서도 마실 물을 찾아냈으며 인근에 마을을 형성했다고 한다. 이런 전설의 속뜻은 어쩌면 관광객들에게 여름은 더워서 위험하니 겨울에 찾아오라는 보이지 않는 메시지일지도 모른다. 전설이 무서워 그 누구도 여름에 데스밸리를 찾아갈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스코티스 캐슬 (Scotty's Castle) : 사람들이 모두 떠난 데스밸리엔 고스트하우스만 있는 것이 아니다. 버려진 것이나 다름없는 이 땅에 별장을 지어 살았던 개척자도 있었다. 1924년 시카고에 사는 알버트 존슨(Albert Johnson)백만장자가 그의 친구 스코티를 시켜 데스밸리 북쪽에 지은 별장이다. 당시 건축비만 250만 달러를 소비했다니 얼마나 화려했을지 보지 않고도 짐작이 간다. 방문 한쪽 벽에 설치된 등잔대 진열대 속의 그릇과 침실의 화려한 수는 왕실의 것처럼 화려하다. 하지만 사막성 황무지의 나쁜 기후조건 때문에 별장을 100% 완성하지는 못했다. 혼자 둘러보는 것(Self-Guided Tour)도 좋지만 따로 투어(Living History Tour)를 신청한다면 당시 건축과정의 재미있는 에피소드와 스타일 등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어 유익하며 또 미국 서부 개척사에 관한 여러 재미난 이야기 거리가 넘쳐나는 곳이다. 투어 시간은 50분 정도로 길지도 짧지도 않게 진행된다.
이곳은 365일 오전9시~오후6시까지 오픈하지만 11월부터 4월까지는 2시간 정도 기다려야 할 정도로 방문자가 몰리니 도착하자마자 티켓을 구입할 것을 권한다. 이곳 스코티스 캐슬 근처에는 화산이 폭발하여 생긴 분화구와 화산재에 의하여 온통 흑색으로 뒤덮인 유비히비 분화구(Ubehebe Crater)가 있다. 크고 작은 두개의 분화구가 있는데 그 중 한개는 폭발한지 불과 천년도 되지 않은 비교적 나이가 젊은 분화구에 속하며 주위 풍경이 처량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Scotty's Castle Photos Gallery
◎ 스토브파이프 웰스 빌리지 (Stovepipe Wells Village) : 가까운 곳에 있는 옛날 수동식 펌프로 물을 퍼 올렸다는 우물(Historic Stovepipe Well)의 이름을 딴 이곳은 관광객의 숙박시설이 있는 곳으로 데스밸리의 교통요지라 할 수 있다. 공원의 중심지역인 퍼니스 크릭(Furnace Creek)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숙박비에다가 식당과 마켓 들이 있어 아주 편리하며 데스밸리에서 1박을 하려면 이곳도 적당한 곳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다음날 아침에 인근의 모래언덕(Sand Dunes)에서의 멋진 일출을 구경하기 원한다면 말이다. 또 이곳에서 남서쪽으로 2.4마일 가량 비포장 자갈길로 들어가서 차를 주차시킨 후 계곡을 따라 한참 올라가면 오랜 옛날 빈번히 있었던 홍수로 인해 거센 물결에 침식되어진, 매끄럽고 아름다운 절벽이 양쪽으로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는 모자이크 캐년(Mosaic Canyon) 계곡이 나타난다. ☞Stovepipe Wells Village
◎ 모래언덕 (Sand Dunes) : 스토브파이프 웰스 빌리지에서 오전 일직 일출시간에 맞춰 동쪽으로 7마일쯤 가다가 CA-190번과 CA-267번(스코티스 캐슬에서 내려오는 간선도로) 도로가 만나는 교차점 2마일쯤 못 미쳐 북쪽으로 난 비포장도로를 따라 들어가 보자. 겨울철 홍수 때에는 이 도로가 가끔 폐쇄되는 경우도 있으니 떠나기 전 확인을 해야 한다. 데스밸리 내에는 이곳 외에도 북쪽의 유레카(Eureka Dunes), 서쪽의 샐린밸리(Saline Valley Dunes)와 파너민트(Panamint Dunes) 그리고 남쪽의 아이벡스 모래언덕(Ibex Dunes) 등 4곳의 모래언덕들이 더 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약 14평방마일에 걸쳐 펼쳐져 있는 이곳의 모래언덕은 데스밸리 내에 있는 모두 5개의 모래언덕들 중에서 가장 큰 규모이다. 이곳에서 일출 및 일몰과 함께 계곡 전체를 동서남북으로 조망해 볼 수 있다.
특히 일출 전후에는 1.5마일쯤 북쪽에 위치한 스토브파이프 웰과 함께 이곳 모래언덕을 꼭 둘러보도록 하자. 죽음의 계곡에 발을 들여놓은 많은 투기자들이 이 모래톱 일대에 부는 잦은 모래먼지 바람으로 인디언 트레일을 찾기 어려워지자 마침 이곳에 있던 우물에다가 장작이나 갈탄을 연료로 사용하는 난방기구인 스토브에 연결해 쓰던 연통 파이프를 높이 꽂아놓아 길을 헤매는 사람들에게 길과 함께 우물도 찾아내서 목을 축일 수 있도록 하였다고 한다. 이곳에는 해뜰 때와 해질 무렵의 장관을 포착하기 위해 많은 사진 애호가들이 몰려든다. 꼭 사진촬영이 목적이 아니더라도 이 모래언덕을 맨발로 걸어보면서 바람 때문에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모래무늬와 능선들을 관찰하거나 사막에 사는 뱀이 지나간 꼬불꼬불한 자국과 이름모를 작은 새들의 발자국을 따라 가보는 것도 재미있고 가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므로 꼭 한번 구경할만한 장소이다.
◎ 와일드로즈 숯가마 (Wildrose Charcoal Kilns) : 스토브파이프 웰스 빌리지 서쪽의 이미그랜트(Emigrant) 간이휴게소에서 남쪽으로 연결되는 길을 따라 약 25마일 떨어져 있는 곳이다. 주변에 있는 은광 제련소에서 사용할 숯을 굽기 위해 1877년 조지 허스트 광산회사가 만들었다. 최초 이곳에서 생산한 숯은 엄청난 양이었다고 하는데 한창 때에는 400명의 벌목꾼들이 채용됐으며 평균 100명의 가마꾼이 캠프에서 거주하며 일했지만 지금 남아있는 10개의 숯가마의 모습은 마치 우리나라의 옛 봉수대와 비슷한 모양이며 사람 그림자 하나없는 산중턱에 서있는 모습이 마치 고대의 유적을 연상시킬 뿐이다. 이 숯가마는 CA-178번 도로를 이용해서 진입할 수도 있지만 길이 험한 편이며 숯가마로 향하는 와일드로즈 캐년 도로(Wildrose Canyon Road)는 중간에 비포장 구간이 있기에 날씨에 따라선 진입을 막을 때도 있다. 숯가마의 입구에 거의 다 와서도 짧은 비포장도로를 좀 더 지나야 도착할 수 있는 곳으로 특히 겨울에는 통행 자체가 불가능할 때가 자주 있다.
◎ 테코파 핫스프링스 (Tecopa Hot Springs) : 이 지역에 살던 옛 인디언의 언어로 ‘들고양이(Wildcat)’라는 뜻을 가진 마지막 추장의 이름을 딴 테코파라는 작은 인디언 마을에 잘 알려지지 않은 아주 좋은 온천이 데스밸리의 남쪽에 있다. 겉으로 보기엔 허름해 보이지만 맑고 깨끗한 천연 미네랄 온천수가 흘러넘치는 곳이다. 이곳에 몸을 담구면 장거리 운전에 시달렸던 피곤함이 싹 사라질 것이다. 인디언 후손들 소유의 노천온천이었던 이곳은 관절염과 신경통 피부질환에 효과가 커 백인들도 많이 이용했다. 오픈시간은 청소시간(매주 월, 금 오전7시~12시)을 빼고는 연중무휴로 운영하는데 지금까지는 개인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지만 최근 남탕과 여탕 건물 모두 깨끗하게 새로 페인트칠을 하는 등 주위를 잘 정돈했기에 공사가 끝나는 2004년 12월 1일부터는 하루 5불씩 입욕요금을 따로 받는다고 하며 단체로 방문할 경우에는 이용료로 40~70달러까지 받을 때도 있다고 한다. 또 입욕시간도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 까지 제한하고 있다고 한다.
● ☞Tecopa Hot Springs Resort ● ☞Delight's Hot Springs Resort ● ☞Shoshone Village
남탕과 여탕이 따로 있기에 벌거벗고 목욕을 할 수 있어 수영복은 별도로 필요 없다. 주위에 싼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모텔이나 콘도와 비슷한 숙박 시설도 있고, 사설 RV파크도 있으며 최근에는 마사지를 하는 곳도 생겼다. 인디언 장식품들과 기타 기념품등을 파는데 현지에서 만든 비누가 유명하다. 또 인근에 자연 상태에서 온천물이 나오는 곳도 두 군데가 있는데 샤워 시설도 없고 그냥 웅덩이 같은 곳에서 목욕을 해야 하는 곳도 있다. 이곳 웅덩이 밑바닥에 있는 진흙으로 팩을 하면 피부가 아주 좋아진다고 한다. LA에서 I-15번 도로를 이용해 가는 길은 I-15번 도로를 라스베가스 방향(북쪽)으로 운행하다 데스밸리 입구인 베이커(Baker)에서 내려 CA-127번 도로로 바꿔 타고 여기서 50마일 정도 북쪽으로 향하면 오른쪽으로 테코파(Tecopa) 입구 표지판이 나오고 2마일 정도 더 가면 왼쪽에 온천장 리조트 입구가 있다. 라스베가스에서도 갈 수 있는데 NV-160번 도로를 따라 가다 테코파 로드(Tecopa Rd.)로 접어들어 계속해서 이어지는 올드 스패니쉬 트레일 하이웨이(Old Spanish Trail Hwy.)를 따라가면 된다. 라스베가스에서 이곳까지는 약 90마일의 거리이며 2시간 남짓에 도착할 수 있다.
겨울철에도 데스밸리의 한낮 최고기온은 화씨 70도를 넘는 때가 많다. 가능한 물과 간식거리를 넉넉히 준비하고 개스도 항상 가득 채워두는 것이 좋다. 데스밸리 내에는 주유소도 많지 않을 뿐더러 가격도 비싸다. 출발 전 공원의 홈페이지를 통해 날씨 및 도로상황과 여러 가지 정보들을 미리 확인하고 떠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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