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집은 내가 짓는다
양파망 흙부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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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창조
이웃추가
| 2013.06.22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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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 주택을 지을 곳이 레미콘 차와 펌푸카가 들어올 수 없는 곳이다.
궁리끝에 콘크리트 기초공사가 필요없고 벽체재료 값이 계획했던 경량 목구조 구조의 1/5 정도 밖에 소요되지 않으면서도 건강에 좋은 양파망 흙부대집을 짓기로 했다. 그래서 참고가 될 만한 내용들을 모아 보았다.
해남 화산면 고정희 시인의 생가 근처 목신마을에 가면 재미난 현장을 목격할 수 있다. 대안대학인 녹색대학을 나오고 해남 YMCA에서 근무하던 건축주가 귀향해서 집을 짓는 곳인데, 가히 실험적이라 할 만하다. 각재로 만든 귀틀에 양파망 흙부대로 외벽을 쌓은 후 지붕을 올리는 방식이다. 그는 흙부대를 가볍게 하고 방충 및 단열효과를 높이기 위해 양파망 속에 흙과 석회, 왕겨를 함께 섞어 넣었지만 쌓을 때 다지지는 않았다. 석회와 흙이 섞이면서 양파망 흙부대가 매우 단단하게 굳기 때문이다.
귀틀골조는 전통적인 방식의 통나무 귀틀이 아니라 경량 각재를 이용해서 촘촘하게 만든 개량식 귀틀골조다. 약 12평 규모에 방 한 칸, 거실 한 칸, 주방, 다락방이 있고 거실 위쪽에 반쪽짜리 다락이 있는 구조다. 벽체 하단부와 기초부는 인근에서 주워온 돌로 쌓았고, 지붕판재는 폐교에서 가져온 마루를 사용했다.
해남 화산면 양파망 흙부대 귀틀집
양파망 속에 흙과 석회, 왕겨를 섞어 넣는 방법은 흙부대의 무게를 줄일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다. 사실 흙부대 벽체를 쌓을 때 어려운 것은 부대자루의 무게다. 양파망 흙부대를 사용하면 미장 때 별도로 그물망이나 매시를 붙이거나 철조망을 사용할 필요도 없다. 해남 화산면 현장은 흙부대의 무게와 그물망 매시 사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단서를 제공해준다.
해남 송지면 치소마을의 정인숙 씨는 볏짚단 건축과 흙미장의 전문가다. 그녀는 귀농하면서 압축 볏짚단을 경량목구조 틀 안에 채운 후 흙미장을 하는 방식으로 스트로베일 하우스를 지었다. 물을 많이 사용하는 욕실과 식료품을 보관하는 다용도실 벽은 흙부대로 쌓기로 했다. 나도 나흘 정도 일손을 거들고 왔다. 간벽기둥과 각재 틀 안에 두 겹으로 된 양파망 흙자루를 채워 넣었다. 정인숙 씨의 제안대로 크기가 각각 다른 세 종류의 두 겹 양파망 속에 흙과 석회를 섞어 담은 후 다져서 쌓았다. 철조망을 별도로 사용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흙을 석회와 섞으니 먼지가 많이 났다. 물이 많이 닿는 가장 아랫부분 1미터까지만 석회를 섞고, 그 이상은 찰진 흙만 넣는 게 좋을 듯싶었다. 석회와 흙을 섞어 담은 양파망 흙부대는 몇 번 비와 이슬을 맞고 나니 망치로 두들겨도 부서지지 않을 만큼 단단해졌다.
내벽에 쌓은 폭이 좁은 양파망은 틀 양쪽에서 못으로 고정시켰다. 때론 틀 중간 중간 가로대에 못이나 베일 묶는 끈을 이용해서 고정시켰다. 이밖에도 위 아래로 철망매시를 덧대어 보강했다. 그러나 폭이 넓은 양파망은 별도로 고정할 필요가 없다. 내벽을 좁게 쌓으려면 볏짚단 건축이나 흙부대 건축 공정에서 좁은 양파망 흙부대를 사용하면 된다.
제주도에선 오창협 씨가 양파망을 이용해서 흙부대 집을 지었다. 우리는 온라인 동호회 카페에 올라온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다. 흙이 담긴 수천 개의 빨간 양파망이 집 모양을 갖추고 서 있었다! 대단하다못해 기가 막힐 정도였다. 오창협 씨는 생각을 바로 실행에 옮기는 성격의 쾌활하고 자신감에 넘치는 사람이다. 그는 양파망 흙부대 집을 짓는 와중에 생태건축에서 종종 적용하는 서양식 바닥 난방 방식인 로켓스토브(Rocket Stove)를 실험했다. 거실에 로켓스토브를 들일 생각이었다.
제주도에서는 집을 짓기가 쉽지 않다. 지하수맥 접촉, 임목조사에 의한 건축 제한 등 제약사항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모두 자연생태를 보존하기 위한 조치들이다. 오창협 씨도 처음에는 애써 구입한 390여 평 땅에다 가족이 살 집을 지을 요량이었다. 하지만 조건이 까다로워 190평만 대지로 형질 변경한 후 나중에 확장할 생각으로 우선 29평만 건축신고를 했다.
제주도에 양파망 흙부대로 집을 짓고 있는 오창협 씨
그가 짓고 있는 29평 규모의 양파망 흙부대 집은 제주도 느낌을 물씬 풍긴다. 육지에 지은 집과는 무엇인가 다르다. 토속적이면서도 원시적인 힘이 느껴진다. 완벽한 원형이 아닌 자연스러운 곡선으로 이루어진 벽면 때문인 듯하다. 어쩌면 양파망 흙부대 집을 2008년 내내 혼자서 지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는 이 집을 2009년 봄, 두 딸과 아내에게 선물할 계획이다. 오직 자신의 힘으로 만든 집을. 사실 집을 짓는다는 건 아무리 방법이 단순하다고 해도 고통스럽게 마련이다. 육체적으로는 물론 정신적으로도 힘들다. 그처럼 힘든 일을 혼자 해내고 있는 걸 보면 오창협 씨의 가족사랑 역시 흙부대처럼 강한 것 같다.
출처:http://terms.naver.com/entry.nhn?cid=718&docId=1697486&mobile&categoryId=718
에코빔(Eco-Beam) 모래자루 채움 방식
에코빔 모래자루 채움 방식은 트러스 사다리 기둥 방식과 비슷하다. 6년 전 남아프리카의 마이크 트레미어(Mike Tremeer)라는 엔지니어가 개발한 것이다. 현재 남아프리카 교외 곳곳에는 그가 개발한 방식을 적용한 에코빔-모래자루(Eco-Beam Sandbag) 건축물들이 눈에 띈다. 이 방식은 매우 경제적이고 간단하기 때문에 매우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에코빔-모래자루 채움 방식은 전문 목수나 기술자가 필요 없을 정도로 단순한 건축방법이다. 따라서 자가 건축자도 쉽게 시공할 수 있다. 에코빔을 이용한 건축방식의 핵심 요소는 세 가지이다.
첫째, 모래주머니를 감싸는 틀과 골조 역할을 하는 에코빔. 이것은 경량각재와 금속졸대(고물상에 가면 버려진 새시 졸대를 쉽게 구할 수 있다)를 나사못으로 고정시켜 만든 트러스다.
둘째, 에코빔 넓이에 맞춰 특별히 고안된 소형 모래주머니.
셋째, 미장이 잘 붙도록 부착하는 와이어 매시(Wire mesh)나 그물망. 이 세 가지가 에코빔-모래부대 건축의 핵심 자재다. 소형 모래주머니는 군사용 참호를 쌓을 때 사용하는 정도의 크기면 된다. 필요에 따라 이중으로 쌓을 수도 있다. 또 이중으로 쌓은 흙부대 사이에 단열재를 넣어 단열성능을 높일 수도 있다. 모래 대신 흙을 채워 넣거나 자갈을 채워 넣어도 좋다. 창이나 문틀 등의 창호지지물은 에코빔에 고정시킨다.
에코빔-모래자루 시공의 장점은 공사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에코빔은 현장에서 특별한 장비 없이도 만들 수 있다. 금속졸대를 구부려 각재에 나사못으로 고정시키면 된다. 또한 소형 모래자루와 작은 흙부대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벽체를 쌓는 데 힘이 덜 든다. 미장 전에 그물망이나 매시를 모래주머니와 에코빔을 감싼 후 흙이나 석회, 시멘트미장을 하면 간단하게 벽체가 완성된다. 또 미장을 하지 않고 목재 슬라이딩만으로 벽체를 마감할 수도 있다. 빠른 기간 안에 전문 시공자 없이도 벽체와 지붕을 올릴 수 있을 만큼 간단하며 구조적으로도 안전하다. 지붕 역시 에코빔을 이용하여 쉽게 만들 수 있다. 골조는 간단한 철물이나 나사못을 사용하여 연결한다. 에코빔의 전체적인 시공법은 경량목구조 시공법과 유사하다.
트러스(Truss) 사다리 기둥 흙부대 채움 방식
남아프리카 공화국 카와줄루 나탈(Kwa-zulu Nata) 지역의 음툰지니(Mtunzini)에는 흙부대로 지은 환경교육센터가 있다. 이 센터는 각재와 대나무로 만든 트러스 사다리를 기둥 골조로 세우고, 그 사이를 흙부대로 채우는 방식으로 지었다. 이 방식 역시 흙부대 벽체를 다 쌓은 후 최종 단계에서 도리목과 지붕을 연결한다. 벽체를 다 쌓기 전에는 부분적으로 가결속만 해둔다.
움툰지니 센터는 콘크리트와 벽돌로 줄기초를 만들고 그 위에 기초연결 사다리를 놓은 다음 앵커볼트(Anchor bolt)와 콘크리트 못으로 이를 고정시켰다. 이때 기초연결 사다리 밑에는 방수포나 두터운 비닐을 깐다. 트러스 사다리 골조-흙부대 채움 시공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기초연결 사다리에 트러스 사다리 형태로 만든 기둥을 고정시켜 세우고, 트러스 사다리 기둥 사이에 흙부대나 모래부대를 채운다.
2. 줄기초 위에 놓은 기초연결 사다리 가운데를 자갈과 모래로 채우거나 스티로폼을 채워 흙부대 위로 올라가는 습기나 냉기를 차단한다.
3. 트러스 사다리 기둥과 기둥 사이에 흙부대를 쌓은 후 도리목을 사다리 기둥에 고정시킨다(흙부대 벽체를 다 쌓기 전에는 도리목과 사다리 기둥을 가결속 시킨다).
4. 가결속한 도리목을 부분적으로 떼어놓고 흙부대 벽체를 위에서 공이로 다진 후 최종 결속한다. 이때 굵은 철사나 원형 조임철물 등으로 도리목과 사다리 기둥을 고정시킨다.
5. 흙부대 벽체를 다 쌓아 다진 후 도리목에 서까래를 연결해서 지붕을 얹는다. 창이나 문틀의 상인방과 하인방 등 창호 지지물은 트러스 사다리 기둥에 고정시킨다. 따라서 창이나 문 위의 상인방은 상대적으로 얇은 목재를 사용할 수 있다. 단, 상인방 위에 2~3단 이상의 흙부대가 쌓이지 않도록 한다. 하중이 지나치면 창호가 변형될 수 있다.
수평연결판과 경량각재 기둥 결합방식
기둥을 지반 위에 세우지 않고 기초부 흙부대 위에 세우는 방식이다. 아래 그림과 같이 판재로 만든 수평연결판을 대고 경량각재를 기둥 삼아 세운다. 이 방식은 골조를 요구하는 건축법령을 충족시키기 위해 사용되는 편법이다. 수평연결판은 흙부대 건축에서 감초 노릇을 톡톡히 한다. 합판 또는 판재로 만들며 주로 흙부대 모서리를 연결하거나 창호를 부착할 때, 인방, 서까래의 하중을 분산시키고자 할 때 사용한다. 방법은 다음과 같다.
수평연결판과 경량각재 기둥을 이용한 골조 세우기
1. 4×4각재 기둥 양쪽에 'L'자 철물을 대고 수평연결판을 부착하여 고정시킨다.
2. 수평연결판을 부착한 4×4각재 기둥을 기초부 흙부대 위에 올려 놓고 아연도금한 대못이나 나사못으로 고정시킨다.
3. 기둥과 기둥 사이에 철조망을 깔고 흙부대를 쌓아 기둥과 기둥을 견고하게 잡아준다. 이때 기둥 사이의 간격은 2미터 이상으로 하고 창이나 문이 들어설 공간을 확보한다.
4. 경량각재 기둥과 흙부대를 결합하는 방식에서는 흙부대 벽체를 다 쌓은 뒤 기둥 위에 도리를 얹고 지붕 구조를 앉힌다.
곡식망을 이용한 흙부대 건축
강화도 선원사 인근에서 흙부대 집을 짓는 유설현 씨는 망사튜브를 직접 만들어 사용했다. 곡물건조용 망사 원단을 사서 재단한 다음 공업용 재봉틀로 일일이 박아 튜브를 만들었다. 유설현 씨의 집은 국내에서 망사 흙튜브를 사용한 첫 번째 사례로 꼽힌다. 그는 우선 막돌을 시멘트 몰타르로 고정시킨 기초 위에 습기 방지용 방수포를 깔았다. 그리고 긴 망사튜브 속에 건축현장의 흙을 반죽하지 않은 채 넣은 다음 공이로 다져가며 벽체를 쌓았다. 긴 망사튜브에 흙을 효과적으로 담기 위해서 플라스틱 통에 긴 함석 관을 연결한 흙 담는 도구도 만들었다. 이 관에 긴 망사튜브를 주름지게 끼워 넣은 후 슬슬 풀어가며 흙을 담는 것이다. 브라질 환경단체인 에코오카는 함석으로 깔때기를 만들어 사용했다.
유설현 씨의 집은 2층 건물이다. 철골빔 골조를 사용한 아래층에는 창고 겸 작업장이 있고, 위층엔 주방 겸 거실과 커다란 원형 방 두 개, 그리고 화장실과 테라스가 있다. 그는 자신이 직접 지은 원형 흙집을 자랑하면서 망사를 이용한 흙튜브 건축법을 극찬했다.
1) 유설현 씨의 망사 흙튜브 집
"깡통에 흙을 담아 올려 튜브에 넣으니 힘도 적게 들고 시간도 단축됐습니다. 철조망이나 철근도 필요 없습니다. 벽체가 완전히 마른 후 벽난로 시공을 하려고 벽체 일부를 뜯어냈는데 전동파쇄기를 써야 했을 만큼 단단했습니다.
망사 흙튜브로 집을 지을 때는 무엇보다 흙이 중요합니다. 나는 현장에서 나온 흙을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아주 찰진 데다가 굳고 나니 돌덩어리처럼 단단하더군요. 자갈이 들어 있는 진흙을 망사튜브에 담았습니다. 흙만 좋다면 얼마든지 높게 지을 수 있습니다. 우리 집 거실의 제일 높은 곳이 6미터 정도입니다. 물론 원형으로 지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집을 지으면서 내게 이런 소질이 있나 스스로 놀랐습니다. 벽 쌓는 거랑 미장뿐 아니라 지붕도 직접 올리고 문과 창문, 싱크대까지 제가 직접 달았습니다. 바닥은 흙반죽 위에 아마인유를 코팅했고요. 평생 농장을 경영하며 살았지만 집짓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목공방 한 군데가 문을 닫는다고 해서 장비 대부분을 아주 싸게 샀습니다. 그것들을 써서 저와 아내가 모든 걸 다 해낸 거죠."
망사 흙튜브 건축의 또 다른 사례는 인천 자월도에 있는 레드문 펜션이다. 레드문 펜션의 주인 오영석 씨는 인터넷 네트워크 구축과 시스템 관리를 맡고 있다. 평소 바다낚시를 좋아하던 그는 인천항에서 1시간 거리인 자월도를 자주 찾았다. 깊고 맑은 바다와 포말처럼 부드러운 모래사장, 서해 중부인데도 기후가 따뜻하여 남쪽에서나 자란다는 수목들로 우거진 숲이 그를 섬으로 불러들였다. 그는 은퇴 후 이곳에 펜션을 짓고 살아야겠다고 결심했고, 자월도 해안가 숲 속에 땅이 나오자 두말없이 그곳을 매입했다. 그리고 지금 경량목구조와 망사 흙튜브를 이용해서 펜션을 짓고 있는 중이다.
그가 짓는 집은 150여 평 규모의 펜션이다. 오영석 씨는 강화도에서 망사 흙튜브로 원형 흙집을 지은 유설현 씨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오영석 씨는 자월도의 흙에 찰기가 적어 2층으로 쌓을 수 없었기 때문에 흙부대 공법과 경량목구조 방식을 결합했다고 설명한다. 그는 건물 전체를 흙튜브로 짓지 못하는 데 아쉬움이 많았다.
2) 경량목구조를 결합한 오영석 씨의 흙튜브 집
"흙튜브에 흙을 담아 벽체를 쌓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일단 숙달되면 속도가 무척 빠릅니다. 흙튜브 집에는 경량목구조 같은 별도의 구조나 단열재, 마감재 등이 필요 없습니다. 흙으로 미장하면 끝이지요. 지붕이나 바닥은 어떤 방식을 선택하든 마찬가지입니다. 반면에 경량목구조 방식은 스터드(Stud, 간벽기둥) 등 골조를 먼저 세우고 OSB판재를 붙인 후에 외부를 타이백(Tyvek)으로 방습처리 합니다. 내부는 석고보드 마감판을 붙여 도색을 하거나 벽지를 붙입니다. 필요한 자재의 종류만 해도 엄청나고, 양이나 비용도 어마어마합니다.
현재까지 봤을 때 망사 흙튜브를 사용한 부분의 건축비는 경량목구조 방식으로 시공한 부분에 비해 1/3 정도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이곳 자월도의 흙에 찰기가 없다는 게 너무 아쉽습니다. 건물 전체에 흙튜브를 사용할 수 있었다면 훨씬 적은 비용으로 펜션을 지을 수 있었을 텐데 말입니다."
브라질 환경단체 에코오카(EcoOca)의 발명품
철조망과 망 부착은 손이 많이 가고 작업도 만만하지 않은 공정이다. 브라질 환경단체인 에코오카가 제시한 대안을 보자. 에코오카는 칼어스 센터에서 개발한 긴 흙튜브(일명 Superadobe) 대신 긴 망사튜브(Net Tube)를 사용했다. 에코오카는 그들이 개발한 망사 흙튜브를 하이퍼어도브(Hiperadobe)라고 부른다. 쉽게 망사튜브나 긴망사 부대로 불러도 좋다. 긴 망사튜브는 주로 농촌에서 곡물 건조용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PE재질로 되어 있어 단단하며 벼 낱알이 빠져 나가지 않을 만큼 촘촘하고 햇빛에도 잘 부식되지 않는다.
긴 망사튜브에 약간 수분이 있는 찰진 흙을 반죽하지 않은 채로 넣고 공이로 다지면 흙이 망사 사이로 빠져 나와 서로 붙는다. 흙이 접착제 역할을 하는 셈이다. 그래서 PP부대를 사용할 때처럼 흙부대를 고정하기 위해 철조망을 따로 사용할 필요가 없다. 미장할 때에도 망사튜브 자체가 매시나 그물망 역할을 한다. 두 가지 이상의 자재를 줄일 수 있으므로 경제적이고, 공정이 줄어 빠르고 쉽게 작업할 수 있다. 필요에 따라 군데군데 철조망이나 대나무 쐐기를 박아주면 된다. 물론 이 공정도 상태에 따라 생략할 수 있다.
PP부대나 마대부대에는 자갈, 모래, 연탄재, 화산석 등 찰기가 없는 충진재도 담을 수 있지만 망사튜브 속에는 어느 정도의 찰진 흙만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흙 사용에 제약이 있다. 수분 함유량은 손에 꽉 쥐었을 때 살짝 뭉쳤다 풀어지는 정도면 충분하다. 대부분의 흙은 자연 상태에서 어느 정도 수분을 머금고 있어 상관없지만, 너무 마른 경우라면 물호스로 적당히 물을 뿌린 후 사용한다.
곡물건조용 망사튜브, 일명 곡식망은 농자재상이나 천막상회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곡물건조용 망사원단은 강도에 따라 1미터 폭에 35미터 정도 길이의 원단이 2만~3만 원 가격으로 판매된다. 하지만 긴 튜브 형태로 된 것은 구할 수 없으므로 주문 제작해야 한다.
흙부대 집의 기초
돌기초에는 돌값과 돌을 쌓는 인건비가 든다. 돌은 어디에나 있지만 막상 집을 지으려면 쉽게 구할 수 없다. 대개 비싼 값을 치르고 사와야 한다. 파쇄석은 저렴하지만 자연석은 감당하기 힘들 만큼 비싸다. 그러나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파쇄자갈이나 잡석자갈은 상대적으로 저렴하니까. 흙부대 건축에서는 흙부대를 그대로 기초로 사용할 수 있다. 흙부대 건축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간단하고도 저렴한 방법이 있다. 바로 '자갈채움도랑 흙부대 기초'이다.
도랑은 벽체의 두께보다 10~15센티미터 넓게 판다. 흙부대 넓이가 대략 35~45센티미터 정도이니 이보다 10~15센티미터를 넓게 판다. 도랑의 깊이는 동결심도 이하(보통 우리나라에서 40~150센티미터이다. 각 지역의 동결심도는 해당지역 건축과나 설계사무소에 문의해보면 알 수 있다)로 판다. 도랑 바닥에 습기 차단과 지반 안정을 위해 비닐을 깔고 시골에서 비닐하우스에 사용하는 보온포를 깐다. 보온포 위에 잡석자갈을 도랑의 2/3 또는 지면 높이로 다져넣는다. 다진 자갈 위에 석회나 시멘트를 흙과 섞어 담은 '강화 흙부대'를 지면 위의 물이 튀지 않는 높이(약 30~40센티미터)까지 쌓는다. 강화 흙부대와 일반 흙부대 사이에 습기 침투를 막아주는 방수재를 깔고 일반 흙부대를 쌓아올린다.
자갈채움도랑과 흙부대 기초
1. 강화 흙부대 만들기'강화 흙부대'란 흙에 석회(10~20퍼센트) 또는 시멘트(6~15퍼센트)를 섞어 안정화(강화)시킨 것이다. 벽체 기초부나 빗물, 습기가 많이 닿는 부분에 강화 흙부대를 사용한다. 강화 흙부대를 만들 때는 1~2주 이상 충분히 수분을 머금을 수 있도록 비닐로 덮어두거나 물을 뿌려둔다. 물기를 오래 머금고 있을수록 단단한 기초 흙부대가 된다. 물기가 쉽게 마르지 않도록 PP부대를 두 겹으로 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완전히 양생이 된 시멘트와 흙을 혼합한 강화 흙부대라면 감싸고 있던 PP부대를 떼어내도 좋다. 여기에 바로 석회미장을 하거나 채색을 해도 된다. 이런 방식으로 만든 강화 흙부대는 물속에 잠긴다 해도 형태를 잃지 않는다. 강화 흙부대를 만들 때 흙과 석회뿐 아니라 자갈을 함께 넣으면 벽체의 하중을 훨씬 잘 견딜 수 있다.
2. 습기 차단과 물끊기
흙부대 기초에서 습기 차단과 물끓기
벽체 위에서 내려오는 빗물을 차단하고 습기가 침투하는 것을 막기 위해 기초부에 사용된 강화 흙부대와 벽체 밑단의 일반 흙부대 사이에 방수포나 건조(방수)석판, 비닐 등 방수재를 깐다. 위의 그림처럼 벽체미장 제일 밑단에 'J'자를 반대로 돌린 모양으로 아연판을 구부려 물끊기를 달아놓는다. 아연판 대신에 전선관 매립용 검은 주름호스를 물끊기용으로 써도 좋다.
3. 기초부 단열건축물 열의 17퍼센트 정도가 기초를 통해 빠져나간다. 추운 지방이라면 바닥 단열, 지붕 단열, 벽체 단열과 함께 반드시 기초부 단열에 신경을 써야 한다. 도랑에 채운 자갈과 도랑에 묻힌 강화 흙부대, 지반과 닿는 기초 등의 외부에 스티로폼과 같은 단열재를 넣는다. 단열재 밖으로 물기가 침투하는 것을 막기 위해 방수포나 비닐을 덮는다. 벽체 밑단 미장 끝선부터 지면 밑까지 기초 아래로 벽체에서 흘러내리는 빗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물끊기 함석과 하부 아연판을 덧붙인다.
흙부대 기초의 단열과 습기 차단
막돌 기초
자갈도랑 타공관 배수로 설치도
☞황토흙집을 짓고 사는 사람들에 의하면 벽 겉면에 철망매쉬를 덧대고 미장을 해야 쥐의 침입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고 한다. 황토흙집의 장단점을 알아본다.